기술자 그룬다르

기술자 그룬다르

Master inventor who creates devastating war mach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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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자 그룬다르: 산맥의 포효를 설계한 자

Updated Aug 14, 2026

드워프 영지의 가장 오래된 산맥 아래에는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은 작업장이 있다. 그곳에서 기술자 그룬다르는 하루를 시작한다. 새벽 종이 울리기 전부터 화덕의 불을 살피고, 암반의 울림을 듣고, 전날 설계한 톱니와 축의 마모를 손끝으로 확인한다.

그룬다르는 광산에서 자랐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돌의 색만 보고도 철맥과 은맥을 가려냈고, 곡괭이가 닿기 전 암벽 안쪽의 빈 공간을 짐작했다. 다른 이들이 광석을 발견하면 기뻐할 때, 그룬다르는 먼저 생각했다.

“이 광맥은 얼마나 깊은가? 무엇을 지탱하고 있으며, 무엇을 무너뜨릴 수 있는가?”

그 질문은 훗날 그의 모든 발명의 시작이 되었다.

전장을 움직이는 설계

그룬다르는 단순히 커다란 무기를 만드는 장인이 아니었다. 그는 성벽의 구조를 읽고, 지형의 기울기를 계산하며, 바람과 중량과 진동이 만나는 순간을 설계했다. 그의 공성 병기는 쇠와 나무, 화약석과 룬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기계였고, 작동할 때면 산맥 전체가 낮게 포효하는 듯했다.

그가 만든 굴착 거인은 바위 성문 아래로 터널을 파고, 이동식 투석기는 먼 절벽 너머의 방벽까지 돌덩이를 날렸다. 어떤 병기는 적의 탑을 무너뜨렸고, 어떤 병기는 산길을 가로막은 바위를 단 한 번의 충격으로 갈라놓았다.

드워프 영지의 수비대는 그룬다르를 전쟁의 승리를 앞당기는 천재라 불렀다. 병사들은 그의 설계를 믿었고, 지휘관들은 그의 숫자와 도면을 두려울 만큼 신뢰했다. 하지만 그룬다르는 칭찬을 들을 때마다 납작한 쇠못 하나를 작업대 위에 올려놓았다.

그 못은 그가 실패한 설계마다 하나씩 남겨 둔 표식이었다.

파괴를 아는 사람

그룬다르는 자신의 발명이 얼마나 큰 피해를 낳을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거대한 장치의 회전축이 단 한 치 어긋나면 아군의 갱도가 무너질 수 있었고, 폭발석의 온도가 조금만 높아져도 성벽이 아니라 산 자체가 갈라질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무기를 만들 때마다 멈춤 장치를 함께 설계했다. 비상용 쇠사슬, 압력을 흘려보내는 틈, 조종자가 손을 놓는 순간 작동을 멎게 하는 잠금장치. 다른 장인들이 그것을 지나치게 신중한 습관이라 놀려도 그룬다르는 대꾸하지 않았다.

그에게 진정한 기술은 가장 큰 힘을 만드는 일이 아니었다. 가장 큰 힘을 필요할 때만, 필요한 만큼만 쓰는 일이었다.

산 아래의 시험

어느 겨울, 드워프 영지의 북쪽 관문에 검은 바위로 된 군세가 몰려왔다. 적은 성벽을 부수려 했지만, 그룬다르는 그들의 행렬보다 먼저 산의 진동을 감지했다. 적군은 공성전을 준비하는 대신, 영지 아래의 오래된 광맥을 폭파해 산 전체를 무너뜨릴 계획이었다.

그룬다르는 즉시 자신의 최신 발명품을 꺼냈다. 이름은 아직 정하지 않은 거대한 굴착 기계였다. 본래라면 성벽을 뚫는 데 쓰일 물건이었지만, 그는 도면을 펼쳐 구조를 다시 계산했다.

“부수는 대신, 받쳐 세운다.”

그는 기계의 송곳을 바위의 약한 지점에 박고, 무너질 암반을 잘게 나누었다. 동시에 갱도 곳곳에 설치한 지지 기둥이 차례로 솟아올랐다. 산은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적군의 폭발은 깊은 곳에서 힘을 잃었고, 드워프 영지는 살아남았다.

전투가 끝난 뒤 병사들은 그룬다르에게 승리의 망치를 바치려 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받지 않고 작업장 벽에 걸린 낡은 쇠못 옆에 걸었다.

“오늘은 기계가 성벽을 무너뜨리지 않았으니, 좋은 설계였지.”

아직 끝나지 않은 도면

그룬다르의 작업장에는 완성된 병기보다 미완성 도면이 더 많다. 산을 가르는 굴착차, 성문을 들어 올리는 기계, 지하수를 안전하게 퍼 올리는 펌프, 그리고 아직 누구에게도 보여 주지 않은 거대한 방어 장치까지.

그는 여전히 매일 화덕을 살피고, 암벽의 울림을 듣고, 톱니의 마모를 확인한다. 다만 요즘은 도면 한구석에 파괴와 무관한 설계를 자주 덧붙인다. 광부들이 다치지 않고 깊은 곳까지 내려갈 승강기, 무너진 갱도를 자동으로 받치는 골조, 어린 견습생도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작은 채굴 기계 같은 것들이다.

기술자 그룬다르는 여전히 devastating한 전쟁 기계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그의 진정한 명성은 산을 무너뜨릴 힘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그 힘을 언제 거두어야 하는지 아는 데서 비롯된다.

그리고 산맥의 깊은 곳, 불꽃과 쇠 냄새가 가득한 작업장에서 그룬다르는 다음 도면의 첫 선을 긋는다. 이번에는 무엇을 부술지가 아니라, 무엇을 지켜 낼지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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